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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고 싶은 섬, 죽도

홍주나드리 찾아가고 싶은 섬, 죽도

죽도, 기억에 머무르다.

바다, 사람, 추억을 품은 섬

죽도에 가면 사람과 동물, 바다 그리고 그림이 있다. 이곳엔 현란한 네온사인도, 요란한 소음도 없다. 소박하고 잔잔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죽도를 찾아가자.

죽도에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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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남당항에서 죽도까지 우리를 실어다 준 배

사진2. 천수만을 가로지르며 죽도를 향해 간다.

칠판에 분필을 긋듯 하얀 길을 퍼뜨리며 나아간다. 우렁찬 모터소리에 머리카락은 멋대로 춤춘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작은 배는 그렇게 십여분 후, 죽도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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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바다에서 바라보는 죽도

우리를 가장 먼저 반기는 건 마을회관 옥상의 화목한 가족. '저기서 뭐하는겨~' 같은 배에 타고 계신 한 아저씨께서 걱정하시다가 얼마안가 그것들이 모형이란 걸 알고 재밌어하신다. 낚시하는 아빠, 엄마, 딸과 아들은 언제나 이곳에서 죽도를 찾는 사람들을 해맑게 맞아주나 보다. 배에서 내려 가까이 가보니 정말 디테일이 좋고 그럴 듯 하다. 섬을 둘러본 후 느꼈지만 이 가족모형의 모습은 하나 같이 친절한 죽도 주민들의 모습을 본 따 만든 바로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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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사진5. 사진6. 마을 회관. 낚시하는 가족을 표현한 조형물

마을회관 근처에서 귀엽고 발랄한 강아지 한마리를 만났다. 사람을 좋아하는지 꼬리를 흔들며 바라보길래 잠시 같이 놀았는데 이 순간부터 이 강아지는 우리가 죽도를 떠날 때까지 함께하게 된다.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닐텐데 낯선 사람들이 신기했던건지 끝까지 동행해 준다.

이름도 모르는 강아지이지만 우리를 이리도 따라주니 고맙고 왠지 든든하다. 꽃을 지나치지 못하고 기웃거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 강아지의 이름을 꽃개라고 지어 부르기로 했다. 꽃개는 우리가 마을을 도는 동선에 따라 집집마다 들러 친구 강아지들과 인사를 나누며 놀거나, 싸우는 건지 장난치는 건지 티격태격 시간을 보낸다. 꽃개의 산책은 참 알차고 재미있다. 기다리지 않고 우리가 갈 길을 가다보면 어느새 또 옆에서 종종종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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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1.7-2.7-3.7-4. 마을회관에서부터 우리를 가이드 해준 강아지

작은 조개껍데기들로 가득한 바닷가에선 대다수 모래로 이루어진 곳들과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수많은 작은 조개껍데기는 잔잔한 물결과 함께 이 섬의 세월을 단편적으로나마 알 수 있게 해준다. 작지만 한가롭게 앉아 갈매기와 푸른 바다를 보며 누구의 방해도 없이 거닐기에 좋다. 그러고보니 이 순간만큼은 꽃개도 곁에 없다. 혼자 있고 싶은 순간에는 빠져주는 눈치있는 아이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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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8-1.8-2. 죽도 방파제 주변의 어업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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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9-1.9-2. 죽도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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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0-1.10-2. 제1조망대(옹팡섬 조망대)에서 보이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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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1. 선착장

주위를 둘러보면 새가 참 많이 보인다. 갈매기 뿐 아니라 참새도 많은데 바닷가나 방파제, 대나무 숲에 모여 숨죽이고 있다가 한번에 날아오르곤 한다. 멀지 않은 곳의 무인도들과 이곳을 이동하며 유유자적 지내는 듯 하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면 십미터 이내로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바로 쫓아갈 수 없는 곳으로 날아가 버린다. 아쉽긴 하지만 이게 새의 매력이지 싶다. 도시에서 함께 사는 비둘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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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2-1.12-2.12-3.12-4.12-5.12-6. 죽도의 새와 갈매기

죽도에는 세 개의 전망대가 있다. 섬의 각 모서리마다 조성되어 있는데 전망대마다 보이는 경관이 다르고 높지 않아 슬슬 걸으며 오르면 몸에 무리 없이 좋다. 마을회관에서 가장 가까운 제 2전망대에서는 바다와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마을회관 옥상의 가족이나 마을 입구에 정박되어 있는 배들, 사람들이 오밀조밀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제 1전망대에서는 죽도 곁의 10개의 죽도리 무인도를 조망하기에 좋다. 마치 대가족처럼 친근하게 함께하는 섬들을 보자니 추석에 모여 오손도손 송편과 과일을 먹던 친척들이 생각난다. 뗄래야 뗄 수 없는 가족들의 모습이 움직이지 않는 섬들에 투영되어 명절이 기다려진다. 제 3전망대에서는 넓게 바다와 대나무 숲이 인상적이다. 시누대라고 하는 얇은 대나무들이 수없이 솟아나 바람에 흔들라는 길이 이어져 고요한 분위기가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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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3-1. 13-2.13-3. 제 2조망대 풍경. 죽도의 모습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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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4-1.14-2.14-3. 제 1전망대를 거쳐 제 3전망대로 향하는 길. 대나무 숲길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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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5-1.15-2.15-3.15-4.15-5. 죽도의 시누대. 일반 대나무에 비해 얇아 바람에 잘 흔들려 바람의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니 한 할머니께서 집 앞에 앉아 키에 담긴 콩을 손질하고 계신다. 인사를 드리고 잠시 어릴 때 오줌싸서 키를 쓰고 소금 얻으러 다녔다거나 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문득 생각이 나신듯 "이것 좀 봐." 라며 집 앞 텃밭으로 들어가신다. "엄청 커, 엄청." 정말 엄청나게 큰 호박을 가리키시며 해맑게 웃으신다. 내가 한 번 들어보려 했지만 정말 무거워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 할머니께서는 어떻게든 옮겨질거라며 그저 웃으신다. 해맑은 할머니는 걱정말라며 우리를 보내시며 마저 콩을 다듬으신다. 여전히 얼굴에 남아 있는 웃음의 여운이 참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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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6. 녹두를 다듬는 할머니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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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7-1. 17-2. 왕호박을 보여주시는 할머니.

마을회관 근처에는 작은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듯 하다. 마을 어르신들이 모여 생새우와 찐새우에 술잔을 기울이고 계신다. 싱싱한 새우를 껍질을 벗기고 초장에 찍어 드시는 모습을 보며 군침을 삼키고 있으니 어르신들께서 불러 앉히신다. 새우를 회로 먹어본 적이 없어서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한입 먹어보니 쫀득하면서 탱탱하고 신선한 식감에 금세 반했다. 어르신은 자연산 대하는 쉽게 못먹는 거니까 많이 먹으라며 계속 권해주시고 우리는 감사히 새우껍질을 깐다.

어쩌다 보니 무전 취식하게 되어 죄송했는데 마을 분들은 이것도 인연이라며 편히 먹으라고 말씀해주시니 감사하다. "잘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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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8. 마을회관에서 만난 인심 좋으신 할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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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9-1.19-2. 자연산 생대하와 삶은 대하. 두 가지 맛 모두 쫄깃하며 좋다.

죽도는 하나의 커다란 갤러리 같다. 잘 그려진 벽화들이 방파제와 집집의 벽들에 조화롭게 그려져 있다. 만선의 기쁨이나 죽도의 소년과 같이 이야기가 있는 그림도 있고 꽃이나 황진이를 그린 그림도 있다. 전체적으로 화사하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그림들이다. 어느 한 집의 벽에 꽃들이 그려져 있는데 벽 앞에 빈 화분들이 놓여져 있다. 유심히 보기 전에는 그 화분이 빈 화분인지 뭐가 이상한지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 어떤 설치예술작품보다도 멋진 죽도 주민들의 독특한 발상이 보이는 순간이다.

이 벽화들은 꽃개만큼이나 죽도를 떠나기 전까지 계속 우리와 동행하며 넓게 곳곳에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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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1~13. 죽도의 벽화. 죽도를 거닐다 만나는 벽화는 자연 속 갤러리를 연상케 한다.

벽화를 보며 걷다보니 한 할머니께서 그물을 정리하고 계신다. 뒤로 그려진 벽화가 할머니와 잘 어울려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에 여쭈어보니 나이 먹어서 안예쁘다고 쑥스러워 하신다. 그 때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절묘한 벨소리가 할머니를 더 귀엽고 예쁘게 보이게 한다. 만지고 계신 그물에 대해 여쭈니 할머니는 대하그물과 꽃게그물의 차이를 알려주시고 해지기 전에 조심히 가라며 소녀처럼 환하게 인사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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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1-1.21-2. 그물 손질하고 있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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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2-1.22-2. 22-3.죽도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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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3-1.23-2. 호박밭과 그물에서 놀고 있던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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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4-1.24-2.24-3.24-4. 삶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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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5. 제 3조망대에서 보이는 죽도의 무인도들

남당항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어 마을회관 앞에서 꽃개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도 꽃개는 계속 쫓아온다. 그래서 배에도 같이 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역시 매너있는 개라서 배웅을 해주는 것 뿐이었다. 우리가 배에 오르니 꽃개는 잠시 바라보는 듯 하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마을로 돌아간다. 우리도 배를 타고 죽도를 떠난다. 멀어지는 섬은 가까워지는 섬보다 더 강하고 진하게 느껴진다.

죽도는 작지만 사람과 동물, 자연이 잘 조화되어 독특한 인상을 남긴다. 지금은 교통편이 정확히 준비되지 않아 이곳에 오려면 죽도리의 이성준 이장님이나 죽도 발전위원회에 연락을 하여 약속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그정도 번거로움을 이겨낸다면 유유자적하며 소박하고 예쁜 섬, 그 어떤 관광지보다도 큰 휴식을 주는 섬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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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6. 제 3조망대에서 보이는 죽도의 무인도들

Information

죽도

용봉산 안내소
  • 죽도: 충청남도 홍성군 서부면 죽도리
교통정보
자가용
  • 홍성 -남당항
  • 홍성(국도 21호)-->갈산(국도 29호)-->군도614호에서 25km-->남당항
대중교통
  • 시내버스: 홍성역 출발기준 - 276번 남당행 버스 탑승시 1시간 소요
  • 죽도 배편 및 숙박 문의: 죽도발전추진위원회 010-3747-9840 죽도리 이성준 이장님 010-5235-4971
담당부서 :
문화관광과
담당자 :
엄진주
연락처 :
041-630-1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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